어제 일산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는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다!
요즘 아기들이 없어서 유치원운영 힘들지 않나? 하는 내 물음에
이번 연말에 유치원 사업을 접는다고 한다.
이제 시간 여유가 있으니 앞으로 자주 만나자고 한다..
평생 교육사업에만 전념해 온 친구인데 막상 유치원을 접는다고 하니
정말 인구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닌 듯하다..
유아들이 없으니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도 줄줄이 문을 닫을 판이다
지난 주말에 친구와 춘천을 다녀왔다.
소양댐 아래 천전리라는 곳으로 샘밭골이라 해서 막국수, 닭갈비로 유명한 동네이다.
친구와 함께 그곳에 땅을 조금 사놓았는데 이장님께서 그 땅에 농사를 짓고 계시기에
이장님 만나 닭갈비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농사도 인건비 때문에 못 짓겠다고 하셨다
동남아인들 쓰고 있는데 최저임금제 때문에 일 시켜 먹으려면 하루 평균 15만원 정도 줘야 하는데
농사짓고도 인건비 안 나오는 작물은 그냥 밭에다 그대로 묵혀 버린다고 하신다.
일 년 농사 지은걸 그대로 썩혀버려야 하는 그 심정이 오죽하랴 하는 마음에
나도 농사짓는 농부의 딸로 어린 시절을 살아왔기에 남의 일 같지 않게 마음이 쓰였다
농민들의 고충도 자영업자들의 고충도 모두가 인건비에 다 녹아난다고 하니
가장 덕을 보는 것은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 근로자들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아예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득 이장님께서 천전리 입구에 있는 군부대도 없어진다고 하셨다
나는 이몇해 사이에 군부대가 없어지는 것을 여러 번 뉴스로 들었기에
군부대를 왜 자꾸 없애는 거냐고 물어보니
이장님 말씀이 “ 군대 올 애들이 있어야지, 군대 올 애들이 없어서 군부대가 없어지는 거지”하셨다.
인구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정말 실감하게 하시는 말씀이었다.
나는 군부대를 없애는 이유가 북한과의 햇볕정책 때문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심각한 인구 감소에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군대에 입대할 청년들이 없어서 군부대가 없어질 정도로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정말 실감했다
부대가 사라지면 부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주변의 지역경제도 사라진다.
지역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며 하나의 인구 감소 문제는 모든 일에 연쇄반응으로 사회문제를 만들어낼 것 같다.
우리나라 인구문제가 이렇게나 심각했구나 하는 것을 정말 처음으로 실감을 했다.
지금도 신혼부부의 50%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는 여론조사도 발표되었다.
아이를 원하고 가정을 꾸리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했던 우리와 지금의 세대는 너무도 다르다.
초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기존의 가치관도 변하고 생활양식도 변화하고 있다
너무나 개인위주의 삶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삶의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심각한 인구 감소가 불러올 미래시대는 어떤 사회로 변화하게 될까~
걱정과 함께 궁금해진다